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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이야기

세상의 평화를 위해, 나 자신이 빛이 되고 평화가 되자


* 공지 : 21일(시국법회. 조계사. 5시)

<107일차(05.20) 사진 및 동영상 http://cafe.daum.net/dhcpxnwl >

- 세상의 평화를 위해, 나 자신이 빛이 되고 평화가 되자. -


길 위에서 길을 찾고 길을 구하는 순례자들이 사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생명의 눈과 평화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속에서 내 자신의 변화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순례단이 힘든 것은 쏟아져 질주하는 도심지 차량이 아니라, 용산참사의 사회적 해법 모색을 간곡히 호소한지 하루도 지나기도 전에,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진실을 규명하기도 전에, 아픔의 흔적부터 없애려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무모함 때문입니다.

<생명과 평화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
어제 하루를 휴식한 순례단. 도심지의 차량 정쳬를 예상하고 일찍 출발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수경스님을 비롯하여 순례자들은 참가자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출발 준비를 합니다. 매일 아침마다 느끼는 시간이지만, 항상 새롭고 감사한 마음으로 참가자들과 생명과 평화의 마음을 함께 나누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길게 늘어선 수녀님들의 하얀 모자가 순례대열을 이끈 하루였습니다. 하얀 모자를 누구보다 낮추시고, 손에는 묵주를 쥐고 이 땅의 평화를 기원하는 모습이 경건하기만 합니다. 그 옆에 다시 사람이 사람의 길을 만들어 갑니다. 비록 도시의 아스팔트는 낮설은 냄새를 풍기지만 그 냄세조차 우리의 흔적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비록 차가운 도로변에서 김밥과 주먹밥으로 한끼 식사를 해도 즐겁기만 하고, 넘쳐나는 차량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순례를 지속하여 나가지만, 몸을 대지에 접하는 순간 이미 주변의 상황은 정지되고 홀로 고요하고 평온한 마음에 빠지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자신의 몸을 낮추어 마주하는 대지는 진실한 모습을 보입니다. 비록 아스팔트이지만, 이 길에는 다른 사람의 삶과 생활이 녹아있습니다. 아주 똑같은 길이라 할지마도 이 길을 거쳐간 사람의 삶이 다양한 냄새와 흔적으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정토회의 청년 불자들은 자신의 몸을 낮추면서 힘껏 지구를 껴안고,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곳에서 홀로 빛나고 있는 도로변 풀 한포기처럼 빛을 내었습니다. 여성단체 회원들은 '평화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며 여성이 만들어가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몸으로 그려내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이상준 학생은 “걸어서 20분이면 될 것을 반나절을 엎드려서 오니 힘들다. 새로운 정부에서 여러 가지 갈등이 생겼고 결국 저도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며, “누군가로부터 부당한 억압을 받지 않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것 같다. 도덕교과서나 철학책을 보면 사람의 인권을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저는 다른 바람은 없다. 다만 현재 정부처럼만 안 했으면 한다.”고 합니다.

가톨릭 인천교구의 조명연 신부는 “물질만능주의가 판치니 사람이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고, 사람이 자연의 것을 빼앗는 일이 자연시된다. 이 정부는 물질만능주의로 치달아 돈 많이 버는 것이 정치를 잘 하는 것 마냥 생각한다"고 안타까워 하십니다.


빠르게 질주하는 도시 문명의 상징 자동차와 순례단은 누가 더 목적지에 정확히 가는지를 경쟁하려 하는 듯 보이지만, 속도를 포기한 바보들은 천천히, 자신의 호흡에 따라 생명의 시간으로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 길이 시대가 말하는 효율성과 속도에는 역주행하는 모습이라지만, 이 길이야말로 우리가 가야 할 진정한 목적지를 정확히 가는 길이 아닌가 합니다.

<민주화와 낮은 자들의 성지였던 명동성당으로>
서울역 인근에서 김밥과 노래 한자락으로 즐거운 식사를 한 순례단. 하지만 곧 전해진 소식은 참담한 소식이었습니다. 용산 참사 현장에서 강제철거 관련한 활동이 진행되었고, 이 와중에 용산 유가족과 철거 관련 업체의 충돌이 있었다 합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또다시 몇분의 시민들이 연행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그 소식도 잠시. 길을 떠나는 순례단의 발걸음이 분주해지면서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 그동안 순례길에서 가장 복잡하고 혼잡스러운 길을 지났습니다. 남대문에서 한국은행 방향으로 이어진 도로는 넓은 차선에도 불구하고 시장 관계자분들의 분주한 삶이 그대로 투영된 도로였습니다. 사방에서 차량이 진출입하고, 차선은 이미 화물을 옮기는 차량으로 상당히 많은 공간이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순례단이 도로에 몸을 눕히고 등장하니 시장에 오신 분들 놀라 바라볼 뿐입니다.


순례단 이 길을 지나 민주화의 등불이었던 명동성당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명동성당으로 향하는 길. 연로하신 가톨릭 신자분들이 가방을 메고 자신의 몸을 낮추며 길을 만들어 갑니다. 그리고 그 길에 함께 나선 어린 꼬마는 새롭게 만들어진 사람의 길을 바라보고 그 길을 따라 갑니다. 빨리 가고 싶어도 갈수 없는 상황. 몸과 마음은 이미 피곤한 상태입니다. 유달리 도심 차량이 많은 구간이기에 더욱 힘들어들 하시네요. 전종훈 신부님은 이미 얼마 전부터 휴식시간이 되면 얼음찜질이 일상이 되었고, 수경 스님 역시 무릎에 조치를 정기적으로 취하는 상태입니다


명동에 도착한 순례단 도로 바닥에 몸으로 생명 평화의 글을 쓰며 한국 가톨릭의 상징이자 총 본산인 명동성당으로 향하였습니다. 이곳 명동성당은 우리나라 민주화의 성지입니다. 암울하였던 시절, 불의에 홀로 빛을 내며 낮은 자들과 사회적 약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고, 민주주의 공론의 장이 되었었던 곳입니다. 이곳에서 우리 시대의 희망을 찾기 위해 많은 눈물과 탄식이 흘렀고, 잠든 시대의 영혼을 깨우기 위한 젊은 넋들의 피가 절절이 배인 곳이기도 합니다.


민주주의 역주행의 시대. 순례단은 민주주의의 마르지 않는 마중물 역할을 했었던 명동성당에 도착하여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온 누리에 생명 평화를 전하라>
성모동상이 온 누리의 생명평화를 기원하고, 참가자들은 말없이 기원합니다.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의 입장과 함께 입당성가와 기도, 말씀의 전례가 이어졌고 김인국 신부님의 강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오늘 강론을 진행한 김인국 신부님의 귀한 말씀으로 오늘의 미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 오늘 오체투지 순례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이냐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공자의 제자가 물었습니다. 세상에 가장 필요한 글자 한글자만 가르쳐 달라고... 공자가 한 글자를 써주었습니다. 난(難-어려울)이라고. 사는 게 힘든 일이라고 가르칩니다. 더불어 어울려 살아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3가지와 사이가 좋아야 합니다. 하늘, 땅,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게 어렵습니다. 천·지·인의 관계가 좋은 사람은 평생 행복하고 반대로 아닌 사람은 쩨쩨하고 별 볼일 없이 살아갑니다. 이것을 하나로 말하자면 예수님의 사랑이며 부처님의 자비입니다. 사랑과 자비가 사람이 걸어야 할 길입니다. 예수님은 ‘사랑 할 지어다’라고 말하셨습니다. 이것 하나가 당신의 명령이라고 하셨습니다. 사람의 목숨을 부지하는 길이 사랑이라고 하셨습니다.


너나, 나나 빈손으로 왔다 갑니다. 빼앗지 말고 도움을 주고 살아야 하는데 우리나라가 망조가 들었습니다. 갯벌에서는 때 돈 번 사람이 없었고 갯벌은 어부에게 일터이자 놀이터였습니다. 꼭 그렇게만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외지 사람들이 그것마자 빼앗았습니다. 어부들이 안 된다고 했지만 양복 입은 사람들이 ‘하자 없음’이라고 했습니다. 갯벌의 엄청난 생명이 말라 죽었습니다. 이런 일은 아무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며 사랑이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이 전쟁터가 되고 말았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말, ‘우리 이거 아니면 죽습니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마저 빼앗았습니다. 아주 나쁜 사람들입니다. 세상에 나 뿐 이라고 살아가는 사람 나쁜 사람입니다. 대추리에서도 ‘이거 아니면 죽어요’ 용산에서도 ‘여기서 쫓겨나면 우리 망해요’ 하느님은 ‘푸르른 동산 다 가져도 좋으니 내 목숨만 남겨다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못된 인간들이 목숨마저 빼앗아 갔습니다.


우리 사는 세상이 지옥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순례자 오체투지가 시작되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시퍼런 작두 같았습니다. 그래도 순례자 덕분에 우리는 겨우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성직자 및 진행팀 참 고맙습니다. 여러분 우리 순례자들과 함께 기도의 끈을 놓지 맙시다. 힘, 돈 있는 사람은 기도하지 않습니다. 무력한 자의 간절한, 정의를 위한 기도가 하늘을 진동 시킵니다. 가진 것이 없는 자의 기도는 반드시 땅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죽어가는 것을 위해 기도하고 참회합시다.

생명의 성찰 없이 어떠한 묘수도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 한 사람이라도 조금만 배려하면 우리세상 한 없이 따뜻해집니다. 우리의 기도는 계속 이어집니다. 힘이 없어 상처 받은 사람, 평화를 비는 사람들에게 간절히 기도 올립니다. 우리는 순례단관 함께 이러한 마음으로 살아갑시다."

<함께하는 사람들>
- 수브라(프랑스) / 안현(서울) / 김세열(서울) / 최광수(인천) / 이효재(대전) / 박정숙 수녀(까리따스 수녀회) / 히페리온(인천) / 신현호(서울) / 조영희 외 20명(한국여성단체연합 / 평화를만드는여성회) / 최동호 외 30명(정토회) / 김학춘(안산) / 윤재학(서울) / 조헬레나(서울) / 이강수 외 10여명(촛불 서울) / 안승길 신부(부론성당 원주) / 최정옥 외 40명(평화동성당) / 김인국 신부 외 28명(금천동 성당 청주) / 김영식 신부(안동교구) / 조명연 신부(인천교구) / 육경화 수녀 외 1명(부천) / 김기철 외 7명(라디오인) / 강인경(서산) / 정중규(대구대학) 그리고 시국미사에 참석하신 많은 시민들이 함께 자리를 하였습니다.

<일정 안내 - 변동 가능>
● 5월 21일(목) : 명동 성당(시작) - 조계사
● 5월 22일(금) : 조계사 대웅전(시작) - 서대문구 홍제동 SK주유소(종료)
● 5월 23일(토) : 서대문구 홍제동 SK주유소(시작) - 불광동 라이프미성아파트 앞(종료)
● 5월 24일(일) : 불광동 라이프 미성 아파트 앞(시작) - 은평구 진관동 아파트공사장(종료)
● 5월 25일(월) : 은평구 진관동 아파트공사장(지축역 건너편) - 벽제지하차도 입구(종료)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조헬레나(서울), 평화동 성당, 평화동 성당 교우 일동(대표 이재윤 안드레아), 정진영(환생교), 김배근(스테파노 평화동 성당), 명동성당 등에서 후원해주셨습니다.

* 순례 수정 일정과 수칙은 http://cafe.daum.net/dhcpxnwl 공지사항을 참고 바랍니다.

2009. 5. 20

기도 -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서

진행팀 문의 : 010-9116-8089 / 017-269-2629 / 010-3070-5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