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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는 소식

어느 역자 후기 - 언어의 타락과 오늘의 글쓰기..

오웰이 주목한 언어의 타락('정치와 영어')에 대하여 오늘 우리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어머니의 젖줄에 비유되는 강을 파헤치고 댐을 쌓아 물을 가두는 일을 강 '살리기'라 부르고 '녹색' 뉴딜이라 일컫는다. 오웰은 말한다. 생각이 언어를 타랄시킬수 있다면 언어도 생각을 타락시킬 수 있다고. 죽이면서 살린다고 하고, 나무와 습지를 파내면서 '녹색'이라고 하는 것은 '1984'의 전체주의 사회에서 선전을 담당하는 기관이 "전쟁은 평화/자유는 예속/무지는 힘"이라는 슬로건을 내거는 것과 다를 바가 전혀 없다(더구나 이 기관의 이름은 "진실"부다). 이대로 간다면 우리는 전쟁이 나도 평화인 줄 알고, 노예가 되어도 자유로운 줄 알고, 모르는 게 자랑인 줄 알며 살게 될 것이다. 하물며 비판은 못할지언정 "변호할 수 없는 것을 변호하는" 일에, 그런 타락에 곡학아세하며 동조해서야 되겠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 나는 왜 쓰는가? p477 역자(이한중) 후기(언어의 타락과 오늘의 글쓰기) 중 인용